프랭크 안 2014. 6. 22. 16:16

 

 

 

 

Clement Doucet / Chopinata 

(쇼팽의 왈츠를 테마로 한 환상곡)
Alexandre Tharaud/피아노

 

 

 

 

 

 

 

교대역에서 / 김광규(1941~ )

 

 

3호선 교대역에서 2호선 전철로

갈아타려면 환승객들 북적대는 지하

통행로와 가파른 계단을 한참

오르내려야 한다 바로 그 와중에

그와 마주쳤다 반세기 만이었다

머리만 세었을 뿐 얼굴은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서로 바쁜 길이라 잠깐

악수만 나누고 헤어졌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다시는 만날 수

없었다 그와 나는 모두

서울에 살고 있지만

 

 

 

 

엊그제, 비오는 날..

사람들로 북적대는 지하철 통로에서 만난 사람이 있었다.

유난히 깊히 주름잡힌 이마는 청년 때와 똑같다.

우연한 이 만남에 분명 반갑기는 반가웠는데...

그냥 손만 가볍게 잡고 몇마디 나누다가 손을 흔들었다.

근처 카페에 들어가 따뜻한 커피 한 잔에 반가움을 담을 수 있었는데...

전화번호라도 나눌 수 있었는데...

아냐, 비가 와서 그랬겠지? 

축축한 구두에 양말까지 젖어서 그랬을거야.

들고있는 서류가방에 빗물이 젖을까 신경이 많이 쓰여서 그랬겠지?

그럼, 내가 얼마나 자상하고 섬세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