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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웃던 사람이 어느날 어두운 표정으로 나타나면 무슨 일인가.. 하고 더 궁금해지고 마음이 쓰인다. 밝고 경쾌한 장조의 소나타 속에 섬처럼 둘러쌓인 단조의 소나타를 들을 때도 이와 비슷한 생각이 든다.

 

 

 

 

 

 

 

<모짜르트 피아노 소나타 14-a번 C단조 K.475 환상곡>

이 곡을 쓸 때 모짜르트는 과연 어떤 마음이었을까. 모짜르트.. 하면 장조의 피아노 소나타를 떠올리지만 이 곡은 희소성이 높은 단조의 소나타다. 모짜르트의 소나타 중 단조로 쓰인 곡은 단 3개이다. 14번 a, 14번 b.. 이 2개를 묶어서 작품번호 퀘헬 475, 457번.. 이렇게 두개가 있고 8번 A단조 퀘헬 310번이 있다. 밝음의 상징 모짜르트가 무슨 연유로 이렇게 슬프고 두서없는 음악이야기를 했을까.

 

이 곡들은 연주를 할 때 청중들의 집중력을 이끌어가기가 참 힘들다고 한다. 14번 a, 환상곡이다. 글자 그대로 <환상곡>이라 하면 형식이 없고 어디로 음악이 전개되고 발전될 지 모르는 요소들이 담겨있다. 이 곡은 너무도 유명하게 잘 알려진 곡이기 때문에 다음에 뭐가 오는지 알고 듣는 사람도 많겠지만, 처음 보는 영화 속에서 반전을 보는 재미가 있듯이 이 곡에는 반전이 참 많다. 한마디로 시대를 앞서가는 곡이다.

 

<환상곡>하면 형식이 없다해도 어느 정도는 형식이 있다. 쇼팽의 환상곡에도 A-B 형식이 있듯이 모짜르트도 맨 처음에 나오는 섹션을 맨 마지막에 다시 넣어서 끝내기는 했다. 그러나 그 중간에 나오는 5개 섹션 중에 1번과 5번은 비슷하고 2,3,4번은 완전히 다른데로 가면서 그 안에 나오는 감성과 섬세함이 다양하게 나오는 유니크한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 14 a를 연주하면 곧 바로 14 b로 넘어가서 나머지 3악장을 연주하고 끝낸다.

 

  

 

 

 Mozart

Fantasy No. 4 in C minor, K.475 & K.457

* Maria João Pires/피아노

 

 

 

이 곡은 1785년에 만들어졌다. 이 시기에 모짜르트가 만든 곡 중에는 <피아노 협주곡 20번 D단조>가 있는데 비슷한 요소들이 14번 a에서도 많이 나온다.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도 음산하고 어둡고 슬픈 느낌이 나온다. 모짜르트하면 생각나는 영화 <아마데우스>에서도 맨 처음에 나오는 장면, 눈이 펑펑 내리는 밤이다. <환상곡>은 뭔가 무섭게 떨면서 시작하는게 아니라 굉장히 엄하게 시작한다. 래서 이 곡을 처음듣는 사람은 아주 놀라도록 쓰여졌다. 왜냐하면, 화음이나 다른 요소를 전혀 들을 수 없이 그냥 유니슨으로 '도'만 크게 나온다.

 

 

 

 Mozart 

 * Fantasy No. 14a in C minor, K. 475

 * Mitsuko Uchida/피아노1. Adagio

 2. Allegro

3. Andantino

4. Piú allegro

 

 

 

어떻게 들리는가. 이 곡은 마치 방황하는 영혼의 모습처럼 들린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생각의 꼬리가 어디서 끝날 지 모르는 모습을 표현한 곡이다. 모짜르트는 음악 이론적으로 따지면 정답이 아닌 것들을 이 곡에서 많이 썼다. 나는 이 곡을 들으면서 처음 충격을 받은 부분은 '변조'였다. 한 조에서 다른 조로 넘어갈 때 보통은 연관성이 있으면서 넘어가는데, 이 곡은 몇 군데에서 전혀 연관성이 없이 듣는 사람을 놀라게 한다. 모짜르트는 그냥 내키는대로, 영감이 오는대로 이 곡을 쓰지않았나 싶다. 정말 시대를 앞서가는 천재의 모습이다.

 

재밌는 부분은 Adagio가 끝난 후 Allegro 넘어갈 때 『죠스』가 나온다.(4:34)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에도 이 부분과 비슷한 섹션이 나오는데.. 음악이 Adagio에선 천천히 움직이다가 Allegro로 넘어가면서 부터는 아주 위급하고 바쁘게 역동적으로 이어진다. 그러면서 웃다가 울다가.. 하는 모습처럼.. 미술에서 말하는 명암의 기법과 같은 것이다.

 

 

 

 

 

 Adagio → Allegro(4:34)

 Elizabeth Rich/피아노

 

 

 

이 섹션이 끝나면 또 다시 놀라운... 카덴자 비슷한 Andantino로 가기 위해서 쓰여졌던 기법이 반음계로 올라가는 것이다. 싸이렌 소리가 울리면 사람들이 경각심이 들듯이, 반음계로 올라가면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여 듣게된다. 어떤 세계가 펼쳐질까.. 하고 말이다.  B플렛 섹션의 3/4박자로 전개된다. 모짜르트의 음악을 보면 이런 스타일의 멜로디가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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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랭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