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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5. 07:27

클래식에의 명상 음악에 부쳐/클래식 칼럼2014. 4. 5. 07:27

 

 

요즘은 길에서나 전철 안에서나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는 학생들을 많이 보게된다. 심지어는 수업 중에도 그것을 귀에 꽂은 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런 현상을 못마땅하게 여긴 선생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앙케이트를 내 보았다.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면서 공부하는 것이 공부에 더 유익한지 해로운지를 물어 본 거다. 놀랍게도 응답자의 거의 100%가 '유익하다'는 대답이었다. 시끄러운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해야 공부가 잘된다는 것이다. 음악소리가 꾾어지면 졸리고 만다는거다.

 

오늘날의 학생들은 시끄러운 음악소리 가운데 자라났다. 그렇게 자랐으니 소요騷擾현상이라고나 할까? 그들은 시끄러우면 정신이 번쩍 나고 조용하면 잔다. 어쩌다 학생들이 모이는 곳엘 가면 귀청이 떠나갈 것 같다. 귀도 그렇지만 우선 몸부터가 견딜 수 없다. 음악을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듣는 것이다. 온몸이 터져나갈 것만 같은 그런 소리를 들으면서 좋다고들 한다. 더욱 이상한 것은 그런 분위기에서 공부를 하고있더라 그 말이다.

 

우리같은 기성세대는 이런 학생들의 경향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들은 너무나 강한 자극을 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이제는 오히려 조용한 것이 이상하다. 워낙 소요 가운데서 살고, 시끄러운 소리를 청소년기 부터 들으면서 살아오고 있기 때문에 어처구니없게도 모두가 그 시끄러움에 종속되어서 같은 길을 가고있는 것 같다.

 

 

 

 

 

 

현대인의 결정적인 약점의 하나가 명상暝想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명상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했더니 어떤 이는 말하기를 명상을 하면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든다고 한다. 그들은 숫제 명상이라고는 해 본 일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찾아가는 일에는 서투르다. 다른 소리, 다른 말, 다른 어떤 소요에 수동적으로 끌려서 그에 대한 조건반사적인 생각과 행위로 일관하는 것이다.

 

랩, 고음의 R&B, 아이돌 그룹의 댄스음악에만 빠져있는 이들에게 명상을 통한 자기 성찰이 아쉽다. 적어도 이것은 내가 할 일이요, 여기까지는 나의 책임이라는 식으로 성찰을 통해 자각할 줄 아는 지식이 아쉽다. 모든 책임을 사회의 모순성에 돌린다든가 누구에겐가 책임을 전가하면서 나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듯이 입을 닦아버리는.. 50%만 내가 책임을 져도 원망은 없다.

 

성당이나 교회에 가면 경건한 느낌은 물론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스며드는 빛의 화려한 스펙트럼에 감탄하게 된다. 색 유리를 관통한 빛은 마치 생명을 지닌 듯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제 하늘은 스테인드 글라스를 닮은 듯 푸른 빛이 눈부셨다. 기독교에선 요즘 사순절기간이다. 침묵의 계절이다. 세가지를 침묵하고 싶다. 말의 침묵, 말을 너무 급하게 하지말자. 사고의 침묵, 생각도 멈추자. 시시비비를 중단하자. 욕망의 침묵, 욕심에도 제동을 걸자. 욕망으로 마음이 들떠 있어서는 명상이 안된다. 고전음악이 좋은 이유는 그 안에 명상이 있기 때문이다.

 

 

 

 

 

Emil Waldteufel
* 왈츠 <The Skaters>
* Neeme Jaervi/지휘, 예테보리 심포니 오케스트라

 

 

Ennio Morricone
* Gabriel's Oboe
* David Agnew/오보에

 

클래식, 들으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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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랭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