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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 22. 15:35

아이 미스 쇼팽 음악에 부쳐/클래식 칼럼2012. 12. 22. 15:35

언젠가 올림픽도로를 달리던 중, 하얗게 내리는 오후 햇살에 한강은 온통 은빛으로 반짝 거리고 있었다. 약간의 교통체증으로 잠시 핸들을

놓고 멀거니 한강을 내려다보다가 문득 fm에서 흘러나오는 쇼팽의 전주곡.. 왠지 오줌이 찔금나오는 것 같은 아련함에 넋을 잃어버릴 뻔

했던 곡. 학창시절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멀리 북악산을 바라보며 뭔가를 흥얼거렸던 적이 있다. 손에 마이마이 카세트테입을 들으면서..

아마도 쇼팽의 전주곡을 따라서 흥얼거렸던 것 같다.  

 

춥다. 겨울이란 계절.. 쇼팽의 곡에서 겨울을 느낀다면 좀 과장된 것일까. 올 겨울은 그 어느 해보다 추운 것 같다. 들리는 쇼팽의 전주곡과 비슷한 느낌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곡이 있다.

<양치기의 피리>라고 하는 이곡은 분산하는 여린 화음에 아름다운 선율을 꿈과 같이 노래하게 한다. 폭풍우가 불 때 동굴에 대피한 목동이 피리를 부는 정경과 같다고 쇼팽이 말한 데서 그같이 부르게 되었다. 일명 <양치기의 피리>라 불리는 이 곡은 아름답고 낭랑한 선율이 하프처럼 연주되는 아르페지오의 장식의 의해 노래되고 있다. "목동이 폭풍우를 피해 동굴에 피난하여, 멀리에선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그는 조용히 피리를 잡고 멋있는 가락을 부는 장면에서 생각했다"는 데서 기원한 제목이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냉기와 싸우고 있는 중이다. 주말을 앞둔 저녁, 주 안의 형제들에게 음악과 시 한수 전하며 마음만은 따뜻해보기를.. ^^~*

Prelude Op.28 No.4, 백건우

 

 

 

 

 

 

 

사랑을 잃은 그대에게 / 도종환

 

어제까지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필요로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했고 곁에 있었습니다
저녁노을의 그 끝으로 낙엽이 지는 것을 바라보고 서 있는
당신의 그림자 곁에 서서
사랑하고 미워하는 일이 바람 같은 것임을
저는 생각합니다
웃옷을 벗어 어깨 위에 걸치듯
견딜 수 없는 무거움을 벗어 바람 속에 걸치고
어두워오는 들 끝을 걸어가는 당신의 뒷모습을
저는 끝까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사랑을 잃은 그대여
당신 곁에 있던 그 많은 사람들이
지금 당신 곁에 없어도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어둠 속에서도 별빛 하나쯤은 늘 사랑하는 이의
머리 위에 떠있듯
늦게까지 저도 당신의 어디쯤엔가 떠 있습니다
더 늦게까지 당신을 사랑하면서
비로소 나도 당신으로 인해 깊어져감을 느낍니다
모든 이들이 떠난 뒤에도 저는 당신을 조용히 사랑합니다
가장 늦게까지 곁에 있는 것이 사랑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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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랭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