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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5. 29. 06:17

Heykens / Serenade 음악에 부쳐/아침의 음악2014. 5. 29. 06:17

 

 

 

 

 

 

Heykens / Serenade

 

 

 

 

 

배추는 다섯 번을 죽어서야 김치가 된다 / 김삼환

 

순식간에 뽑혀 나와 부르르 떠는 배추

그렇다 분수처럼 절정에서 꺾이는 것

전율은 솟구친 몸이 떨어질 때 오는 거다

 

증거는 충분하지, 두 쪽으로 배를 갈라

차곡차곡 쌓아 온 이력들을 흔드는 것

오로지 결기(潔己)하나로 한 번 외쳐 보는 거다

 

소금기가 구석구석 온 몸으로 스며들 때

누구인들 한 번쯤 이렇게 푹 젖다 보면

사나흘 생각이 깊어 돌아갈 수 없는 거다

 

고추 마늘 온갖 양념을 한 통속에 비벼서

덥고 춥고 맵고 짠맛을 한꺼번에 겪는 것

세상의 눈치 살피며 풀 죽을 수 있는 거다

 

입 안에서 씹힐 때 마지막 숨 거두며

다섯 번을 죽어서야 맛을 내는 배추처럼

몇 번을 까무러쳐야 시 한 편이 되는 거다

 

- 김삼환 시집 『왜가리필법 』 - [시선사]에서

 

 

 

가까이에선 이순신이,

멀리선 예수님이 직접 증명해 보였던 진리.

 

생즉필사(生卽必死) 사즉필생(死卽必生) - 이순신

살고자 하는 자는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는 자는 살리라 - 예수 그리스도

 

다섯 번은 죽어야 김치가 되고 맛을 내는 배추처럼

이 땅엔 백성들을 위해 진정으로 죽어지는 맛깔나는 정치인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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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랭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