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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아마도 돈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게다. 『돈 = 행복의 척도』는 분명 아니건만 사람들은 돈 때문에 울고 웃는다. 돈(화폐)이란 현대 사회에서 상품의 교환과 유통을 위해 사용되는 지폐나 동전을 말한다. 세계 각국의 화폐는 대부분 그 나라를 상징하는 인물이나 상징물이 도안되어 있다. 우리나라 원화만 해도 세종 대왕, 이순신 장군, 이율곡, 이황, 그리고 최고액 5만원 권에 실려있는 최초의 여성 신사임당이, 미국의 달러화는 역대 대통령, 영국의 모든 파운드화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도안되어 있다.

 

랑스의 경우는 어떠한가? 예술의 나라답게 지폐 속에 담긴 인물도 남다르다. <환상교향곡>을 작곡한 베를리오즈(10프랑), 인상주의 작곡가 드뷔시(20프랑), <어린 왕자>의 작가 생떽쥐베리(50프랑), 화가 세잔느와 들라크루와(100프랑), 에펠탑을 세운 건축가 에펠(200프랑), 라듐을 발견하여 인류에 크게 공헌한 퀴리 부부(500프랑)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음악과 문학, 미술, 건축, 과학 부문에서 프랑스를 빛낸 인물들을 골고루 엄선해 놓았다.


 

생떽쥐베리 

세잔느

퀴리부부 

 

이 외에도 음악의 신동 모짜르트는 장례를 치를 돈이 없어 극빈자 무덤에 묻혔다.  오스트리아정부는 5천 실링 지폐에 모짜르트의 얼굴을 담았다.  빈털털이로 죽은 천재 음악가를 최고액권으로 기린 것이다. 요한 스트라우스의 얼굴도 오스트리아 100실링에서 볼 수 있다. 피아니스트 클라라 슈만은 독일의 100 마르크 지폐에 담겨있다. 또한 벨지움 지폐에도 초현실 화가 마그리뜨를 비롯하여 음악가와 건축가의 초상이 담겨 있는데... 이 화폐들은 이제 유로화로 대체되면서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게 되었다. 유로화는 유럽의 각 시대별 건축사조(그리스,로마 - 로마네스크 - 고딕 - 르네상스 - 바로크 - 아르누보 - 현대)를 대표하는 건축물을 담아놓았다.

 

모짜르트 

요한 스트라우스 

클라라 슈만 


 

노르웨이! 하면 오로라와 피요르드 지형으로 유명한 나라. 노르웨이의 화폐 단위는 크로네(Krone, 왕관이라는 뜻)로서 자연과학, 산업발전, 음악, 민속학, 문학, 건축, 영화 방면에서 큰 발자취를 남긴 노르웨이 사람의 초상화가 지폐 속에 담겨 있는데... 그 중에서도 예술과 관련된 인물 중에는 화가 뭉크(1863-1944)와 작곡가 그리그(1843-1907), 소프라노 여가수 플라그스타(1895-1962), 극작가 입센(1828-1906)등이 포함되어 있다.

 

  

뭉크 

그리그 

플라그스타 


뭉크는 출세작 『절규-Scream』으로 미술사에 이름을 올린 북구 최고의 표현주의 화가. 그리그는 고대의 슬픈 전설을 아름다운 멜로디에 실어낸 『페르귄트 조곡』으로 노르웨이 음악을 고전음악사에 각인시켜 놓은 작곡가. 프라그스타는 금빛 찬란한 목소리로 바그너 악극의 히로인이 된 세계적인 여류 성악가이며, 입센은 <인형의 집>에서 당찬 신여성 노라를 통해 당시 사회상을 고발하고 더 나아가 여성해방운동을 촉발시킨 북구가 낳은 최고의 극작가였다.

 

EU 미가입국인 노르웨이는 예술가를 선호하는 유럽의 화폐 발행 전통을 충실히 따른다. 최고액권 1000크로네(약 15만 원)의 모델은 '절규'로 잘 알려진 오슬로 출신의 표현주의 작가 에드바르트 뭉크(1863-1944)이다. 노르웨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뭉크는 시원스러운 이마와 영민한 눈빛, 굳게 다문 입술의 북유럽 신사로 묘사돼 있다. 그 지폐 뒷면의 태양(The Sun) 연작은 그가 코펜하겐에서 수년간 요양한 후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색감이 밝아진 상태에서 그린 작품이다. 피오르드의 바다 위로 떠오른 태양이 빗줄기처럼 강렬한 빛을 뿜어내고 있다.

 

 

뭉크의 1000크로네 신권의 뒷면 

1000크로네 구권 


 

 

 

 

 

 

 

 

 

 

뭉크의 초상이 담긴 1000크로네 구권 지폐의 왼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탕에 의미심장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은 『우울함-Melancholy』이라는 제목의 연작 시리즈 중 하나로 19세기말 유럽의 데카당스적인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고있다. 아래 그림이 바로 원본 그림이다. 저 멀리 선착장에 흰 옷과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보이고 배도 한 척 떠있다. 검은 옷을 입은 자는 카론(죽음의 사자), 흰옷을 입은 여인은 순결한 영혼을 상징한다.


 

Melancholy, 1891

 

 

고개를 돌린채 뭔가 골똘히 생각에 빠진 남자... 뭉크 자신일까? 어쩌면 그는 파우스트처럼 악마에게 자신의 영혼을 팔아버린 뒤 베아트리체가 구원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죽음의 사자에게 이끌려 이승을 떠나는 영혼들의 절규가 들려오는 듯 하다. 소용돌이 치는 곡선과 암울한 느낌의 컬러는 당시 유럽인들의 세기말적인 심리상태를 나타내고 있으며 그 강렬한 호소력은 보는 이의 감정을 뒤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피아노의 강력한 타건으로 시작되는 그리그의 【피아노 콘첼토 1악장】은 그 화려한 악상 속에 멜랑꼬릭한 북구의 정서가 흠뻑 배어있다. 뭉크의 작품에 나타나는 고독하면서도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정서 또한 그와 유사하다. 왜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일까? 차디찬 북대서양 바다에 길게 면해있는 노르웨이 특유의 척박한 자연생태가 그러한 정서를 갖게 만들었을지도모른다.  어쨌거나 뭉크와 그리그의 작품은 노르웨지언다운 정서를 담고 있어 매력적이다.


 

Summer Night, 1889


 

 "보라! 우리는 모두 유죄언도를 받은 존재들이다. 사형언도를 받았으되 일정치 않는 일종의 집행유예에 처해있는 존재인 것이다. 우리는 막간을 살다가 언제 어떻게 자리를 비워줘야 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어떤 사람은 이 막간을 무심하게 보내고, 어떤 사람은 불타는 정열로 살아가고, 적어도 '이 세상 자식들' 가운데 가장 현명한 자는 예술과 음악을 즐기며 살아간다"

- 페이터의 산문 중에서 

 

 

 

 

 

ARTUR RUBINSTEIN, piano
RCA Victor Symphony Orchestra

 

 

 

1. Allegro molto moder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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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랭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