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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2. 24. 11:33

첫번째 크리스마스 음악에 부쳐/클래식 칼럼2013. 12. 24. 11:33

 

 

첫번째 크리스마스 - 2천 년 전의 그 성탄일을 생각해본다. 마음눈을 높이 들어 베들레헴 높은 곳에서 그리스도의 나심을 알리던 그 별을 바라본다. 귀를 크게 열어 목자들이 들었던 천사의 소식을 들어본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 "

 

세계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유럽의 유적들을 즐겨찾는다. 로마로 파리로 영국으로, 혹은 성지聖地로 찾아다니는데, 생각깊은 사람이면 반드시 한번은 꼭 들르는 곳이 있다. 로마의 남쪽, 나폴리 항 근처에 있는 '폼페이'라는 도시이다.

 

 

 

 

이 도시에는 집 같은 것은 한 채도 없다. 옛날에 도시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흔적만 있을 뿐.. 이 잔흔殘痕 위에서 옛모습을 상상해보면,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가 여기에 있었던가. 얼마나 계획적으로 구획이 정리된 도시였던가 하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운동경기장, 연회장, 호텔, 그리고 술집들, 거기에 공중목욕탕까지 완벽하게 갖춘 환락의 도시였다. 신전神殿이 있었던 자리도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당시에 이미 상수도 시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역사로 본다면 까마득한 삼국시대라고 해야 고작 1,500년 전인데, 2천여 년 전의 그 사람들이 상수도를 사용했던 것이다. 폼페이가 얼마나 화려한 문명의 도시였던가 짐작이 간다.

 

그러나 신은 이 죄악의 도시를 하루아침에 심판하셨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거대한 용암 분출물이 이 도시 전체를 순식간에 덮어버렸다. 그래서 서로 부둥켜안고 있다가 죽은 사람이며 웅크리고 앉아 죽은 개의 모습 따위가 고스란히 이미라가 된 채 남아있다. 목욕탕에서, 침실에서 그때의 몰골 그대로 돌이 된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신이 죄악을 심판하실 때에는 때로 이처럼 무섭게 나타난다는 것을 역사는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러나 생명의 역사役事는 그렇지 않다. 죽는 것은 순식간이지만 살리는 것은 아주 어렵게, 긴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조용하게, 아무도 모르게 마굿간에서 그리스도가 태어나시는 말구유에서부터 일이 시작된다.

 

나 어릴 때, 크리스마스 때에는 교회에서 연극을 하곤했다. 잠깐 하는 연극을 위하여 한 달 남짓 연습을 한다. 어린아이들이 하는 연극이라 주제가 늘 똑같다. 천사, 마리아, 말구유... 이런 정도다. 여자아이들은 마리아역을 맡는 것이 소원이고, 또 어떤 아이들은 천사가 되어 날개 한번 달아보고 싶어한다.

 

 

 

 

몇년 전 「가이드 포스트」지誌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실렸었다. 윌리라는 소년이 크리스마스 연극 연습을 하게되었다. 지능이 조금 떨어져 4학년에 다녀야 할 나이에 2학년에 다니는 아이이다. 키도 크고 마당한 배역이 없어 여관집 주인 역을 맡았다. 문앞에 턱 버티고 섰다가 마리아와 요셉이 오면 "방 없어요"하고 들어가 버리는 역이다.

 

한 달이나 연습한 끝에 성탄절이 되어 공연을 한다. 마리아와 요셉이 왔다. "주인님, 방 하나만 주세요. 아이를 낳아야 하는데 아무 데서도 안 받아줍니다. 부탁합니다." 윌리는 퉁명스럽게 "빈 방 없어요. 딴 데나 가 봐요!"하고 맡은 역을 잘 소화해냈다.

 

연극을 지도했던 선생님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때였다. 안으로 퇴장해야 할 윌리가 처량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요셉과 마리아를 물끄럼이 바라보다가 각본에도 없는 대사를 갑자기 꺼내는 것이다. "요셉님, 마리아님, 가지 마세요. 사실 우리 안방이 비어 있어요. 그 방을 쓰시란 말이에요." 순간, 관객들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지만 그처럼 뜻깊은 성탄 연극을 본 적이 없다고 하면서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성탄절은 우리의 안방을 내어드리는 날이다 .생명의 시작은 여기서 부터가 아닐까... 메리 크리스마스!! ^^

 

 

 

 

 

Trumpet: Timothy Moke

Pipe Organ: Georg Masanz

 

Oh Holy Night, Cantique de Noel

 

O Come, O Come Emmanuel & What Child is This

 

Holy, Holy, Holy! Lord God Almighty

 

O God Our Help in Ages Past hymn

 

Ave Verum Corpus

 

As the Deer 

 

The Lost Ch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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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랭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