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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2. 27. 09:38

주도하는 사랑 음악에 부쳐/클래식 칼럼2014. 2. 27. 09:38

 

지난 토요일, 어떤 결혼식에 참석했었다. 두 사람이 식을 마친 후 팔짱을 끼고 돌아서 걸아나가는 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제발 무사히 살아다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그 원인이 있다. 요즘 청년들은 거반 대학을 마치고 공부를 많이 해서 똑똑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이것이 문제가 된다. 전에는 한동안 살다가야 권태기라는 것을 맞고는 했지마는 요새 사람들은 첫날밤부터 문제라고 한다.

 

결혼식이 끝나는 동시에 시작된다. 주도권 쟁탈이 그것이다. 결혼 전에 못된 친구들이 사람을 버려놓아서 그렇다. 신랑친구들은 신랑에게 단단히 이른다. '정신차려라. 처음부터 여잘 꽉 잡아야해. 적어도 사흘엔 한번씩 꽉 잡아야지 한 번 놓치면 평생 공처가 신세 못 면할거다" 초반에 '기강'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신부들 친구들도 마찬가지이다. "남자란 여자가 길들이기 마련이야.. 처음에 이것저것 다 해주면 평생 꼼짝 못하고 노예처럼 살아야 한다."

 

이래서 두 사람은 첫날부터 전쟁을 벌인다. 종국에는 다 없어지고 다 망하는 줄도 모르고 피가 나도록 싸운다. 종전이 되기는 하다마는 그때는 이미 하나는 죽고 하나만 살아있다. 하나는 노예로 전락하고 하나는 폭군이 된 것이다.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

 

 

 

 

주도권 때문이다. 가진들 어떠하고 못가진들 어떠한가. 아직은 텅 비어있는 콘서트홀, 자유분방하게 두다릴 뻗고있는 여대생의 모습은 전혀 주도권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사람들이 이렇듯 주도권가지고 다투고 있을 때 우리 모두를 숙연하게 만드는 음악인이 있다. 브람스이다. 브람스하면 클라라 슈만(1819~1896)과의 관계를 빼놓을 수 없다. 브람스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클라라는 14년 연상의 여인이자 그가 가장 존경해 마지 않았던 선배 음악가 슈만의 부인이며 당대의 여류 피아니스트였다.

브람스에게 있어 클라라 슈만은 평생의 연인이자 정신적 반려자이였으며 음악적 영감의 원천이었다.

브람스가 클라라에게 보낸 편지엔 이런 내용이 담겨져 있다.
"당신의 편지를 읽고, 당신의 초상을 바라보고, 당신을 생각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나를 대체 어떻게 했길래... 이 고통에서 날 구원할 수는 없습니까?"

 

오랜 세월이 흘러.. 클라라는 다음과 같은 편지를 브람스에게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부터 나의 가장 참된 소망이 그대를 향하고 있습니다." 

 

브람스는 일생동안 클라라의 그림자를 떠나지 못한 채 64살로 세상을 뜰 때까지 독신으로 지냈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인고의 세월이었을게다.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 앞에 브람스는 얼마나 수많은 밤을 지새웠을까? 브람스의 순명順命같은 사랑은 우리들을 가르치고있다.

 

북부 독일의 우울함과 음악도시 비엔나의 따스함이 배어있는 브람스의 음악에서 고독한 로맨티스트의 흔적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면 깊숙이 감춰진 열정을 삭혀가며 외로운 삶을 살아간 브람스...

고독한 인간의 영혼을 아름다운 음악으로 승화시킨 브람스의 작품에는 쓸쓸한 가을의 에스프리가 담겨있다.  

 

브람스는 클라라를 위해 '랩소디'나 그의 역작 '독일 레퀴엠'에는 클라라에 대한 추억이 흠뻑 배어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런 말을 하고싶다. "사랑을 하고픈가. 음악을 들려주며 감성으로 상대를 주도하라"



 

Haydn
* 오라토리오 <사계> 중

Schon eilet froh der Ackermann (이른 아침에 농부는 들에 나가서)
* 바리톤/Christian Gerhaher, Nikolaus Harnoncourt/지휘
콘첸투스 무지쿠스 빈

 

Glazunov
* Spanish Serenade op.20 (스페인 풍의 세레나데)
* Svyatoslav Knushevitsky/첼로 
  The USSR Academic Symphony Orchestra/연주, N.Anosov/지휘

 

 Schumann  

* 교향곡 3번 <라인> op.97 중
  I. Lebhaft.(생기있게)
* 비엔나 필/연주, Leonard Bernstein/지휘

 

Brahms

* 독일 레퀴엠 Op. 45 I. Selig sind, die da Leid tragen(Part I)

* 라이프지그 라디오 합창단/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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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랭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