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0

« 2024/10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2014. 3. 7. 09:31

The Hunt 음악에 부쳐/클래식 칼럼2014. 3. 7. 09:31

 

 

 

어제가 경칩이다. 한 겨울에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개구리는 날이 따뜻해져야만 운다고 알고있지만 시골에서는 가끔 겨울에도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사실 이때는 봄이 왔다는 울음이 아니라 뱃속의 알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서 내는 소리인데, 동물들이 겨울잠을 자고 식물들이 꽁꽁 얼어붙은 겨울에도 새로운 생명을 품고 그것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려는 노력은 이렇게 보이지않는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꽃샘추위가 아직도 겨울의 흔적을 나타내고 있지만 점심식사 후 봄냄새를 맡으러 사무실 밖으로 나온 아가씨.. 한낮의 따뜻한 햇살은 그녀의 얼굴에 봄의 축복을 안기고 있다.

"It can not wait, I'm yours"
겨울이 다 가기를 기다릴 수 없다고 봄은 외친다. "난 당신꺼에요"
경쾌한 싱어즈의 노래로 오늘도 봄날 아침을 맞이한다.

 

 

Jason mraz

* l'm yours

* The King’s Singers/노래


Liszt
* Hungarian Rhapsody 2번(헝가리광시곡 2번)
(Orchestration by Franz Doppler)
* Giuseppe Sinopoli/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Mozart
* <피가로의 결혼> 중
Che soave zeffiretto (저녁바람 부드럽게)
* 소프라노/Kiri Te Kanawa, Lucia Popp
 Georg Solti/지휘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The Hunt / monet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18번 Op.31-3, 이 제목이 <The Hunt, 사냥>이라고 붙여져있다. 베토벤의 32개의 피아노 소나타 중에는 한 곡도 비슷한 곡들이 없고 비슷한 하모니를 가지고 이렇게 다른 하모니의 곡을 만들었을까.. 하는 궁금함이 있었다. 베토벤의 소나타 7번의 테마는 D장조를 아주 즐겁게 풀어가는 『유머』 곧 우스개소리라고 할 수 있는데, 역시 소나타 18번도 결론은 '유머'라고 할 수 있다. <사냥>이란 부제에 걸맞게 곡 중에 말발굽소리도 들리고 영국인들이 사냥 중에 말을 타고 사냥개들을 동원하면서 호른을 부는 듯한 광경이 느껴져서 이 곡에 <사냥>이란 부제를 붙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물론 베토벤이 붙인 것은 아니고..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1802년에 이 곡이 쓰여졌는데, 이때 베토벤이 청력을 잃게되면서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는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를 쓰면서 자살을 생각했다가 스스로 힘을 내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 이후 얼마나 놀라운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는가..를 생각할 때 인류를 위해서 정말 다행스런 일이었다.

 

아뭏든 베토벤은 그렇게 힘든 일을 겪은 후 이 곡을 만들었는데, 이 곡은 3개로 묶여진 작품번호 31번이다. 31-1, 31-2, 31-3 이렇게 표시가 되어있다. 31-1은 G장조인데 아주 즐겁게 연주된다. 질병 때문에 그토록 마음 고생을 했는데 어떻게 곡을 이렇게 즐겁게 만들 수 있었을까.. 31-2는 듣기어렵고 어두운 느낌이 나고 2악장을 보면 아주 철학적으로 가는데, 31-3은 처음부터 끝까지 '유머'로 간다. 모짜르트의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주인공이 아주 장난스럽게 연기를 하는데 베토벤이 그 역할을 해도 괜찮을 정말 재밌는 이야기들을 이 곡에 많이 그려놓았다.

 

또 한가지 재밌는 사실은, 보통의 소나타가 3개나 4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을 때 중간에 서정적으로 풀어나가는 느린 악장이 대부분 있다. 그런데 이 소나타 18번엔 느린 악장이 없다. 대신 미뉴엣과 스케르초를 다 함께 넣었다. 그러니까 작정하고 한번 웃겨보자고 한 것 같다. 질병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으니까 스스로에게 웃음으로써 원기를 회복하겠다고 하는 마음가짐이었을까?란 생각도 든다. 스케르초(Scherzo 경쾌하고 익살스럽게.. 란 뜻)의 반전의 묘미가 담겨있는 2악장..

 

 

Beethoven

* 피아노소나타 18번 E플랫장조 op.31-3 <The Hunt>

2악장 Scherzo

* Dieter Zechlin/피아노

 

이 곡은 20여 년 전 조카가 음대시험을 치를 때 입시지정곡이었기에 들을 때 마다 그때가 생각난다. 집에서 연습하면서 자꾸 틀린다고 엄청 짜증을 내었던 조카의 얼굴이..

 

 

 

Beethoven

* 피아노소나타 18번 E플랫장조 op.31-3 <The Hunt> 전악장

* Wilhelm Kempff/피아노

 

다른 작곡가들은 <사냥>을 표현할 때 어떤 곡들을 썼을까. 차이콥스키의 <사계> 중에서 <9월달, 사냥>이 있는데 그 곡에는 역시 먼저 나팔이 나온다. 피아노와 트럼펫의 협연은 가슴을 뛰게 할 정도로 멋있다. 그리고 브람스의 <혼 트리오>가 있다. <혼>이라는 악기는 특성상 사냥이라던가, 환희, 기쁨 등의 역동적인 힘을 표현하기에 참 적당한 악기이다.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 3악장은 '시골사람들의 즐거운 파티'라고 번역을 할 수 있는데 5분 정도의 곡 안에 담겨있는 나팔소리를 들으면 사냥에 대한 어떤 표현을 했는지 감이 온다.

 

 

Tchaikovsky

* <사계> 중 9월 "The Hunt" 

* Grigor Palikarov/지휘, FM MTel Orchestra
Georgii Cherkin/피아노

 

Beethoven

* 교향곡 6번 <전원교향곡> 중에서 3악장

* Bernard Haitink/지휘,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

 

 

클래식이 어렵다고 미리 생각말라. 당신의 귀에 익숙하도록 들어라.

그러면 들린다. 


'음악에 부쳐 > 클래식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조 소타나에 담겨진 모짜르트의 반전  (0) 2014.03.22
세익스피어와 오페라  (0) 2014.03.08
세익스피어와 영국음악  (0) 2014.03.01
음악에의 예지  (0) 2014.02.28
주도하는 사랑  (0) 2014.02.27
:
Posted by 프랭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