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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2. 2. 10:06

alone 음악에 부쳐/클래식 칼럼2011. 12. 2. 10:06

 

 

 

때로는 / G.G. 마르케스의 소설 [백년 동안의 고독]을 읽고...

 

 

 

 

 

때로는

 

나도 서럽게 목놓아 울고 싶다

 

레테의 강이 내 안의 어둠을 모두 거두어 갈 때까지

 

 

 

때로는

 

숨이 넘어 가도록 웃고도 싶다

 

아침 햇살처럼 반짝이는 어린 아이들 같이

 

 

 

때로는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 세월을 다시 되돌려 놓고 싶다

 

낙소스 섬에 묻어 놓은 아련한 추억 한 줌 때문에

 

 

 

때로는

 

내 가슴 한 가운데 박혀있는 그대가 보고 싶다

 

이렇게 그리워 하는데... 이렇게 아파 하는데...

 

 

 

때로는

 

아무도 몰래 어디론가 멀리 떠나 버리고 싶다

 

에게해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던 이카루스처럼

 

 

 

때로는...

 

때로는...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사.라.지.고 싶다

 

 

 

 

10여 년 전, 이 책을 읽고 어떤 곳에 레포트를 제출해야 했었다.

진짜 백년 동안 읽었다. 한달이 넘도록 읽었으니..

사실.. 무척이나 힘든 여정이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이라는 것도 나를 압박하는 이유였지만,

백년이 넘는 기간동안 한 가문의 6대에 걸친 이야기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헷갈렸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결국 세상과 인간, 모두 덧없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손을 낳고 치열하게 삶을 살았어도..

결국 바람에 흩날려 사라지는 한낱 미미한 존재아닌가.

그리고 그들이 가족이란 공동체에서 살았어도 결국은 혼자였고..

 

고독의 의미를 생각하면 쓸쓸해지지만,

백년동안이나 고독에 시달린 종족은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날 수 없다고 하니

우린 더 이상 고독해 하지 않아도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을 즈음, 재불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의 앨범이 나왔었다.

타이틀곡이 가브리엘 포레의 세개의 로망스 중 3번, 무언가(無言歌)였다.

힘들게 책을 읽어내려가는 중 이 음악은 나의 고독을 치료하는데 많은 위로가 되었었다.

 

아침에 일어나 집 앞 눈을 치우는데... 너무 이른 시간이었던가.

7시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왕래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혼자서 소처럼 입김을 씩씩거리며 눈을 치우는데...

적막강산... 마치 깊은 산골에 혼자 갇힌 듯한 기분이 들었었다.

"때로는" 사람이 이럴 때가 있다.

 

 

Gabriel-Urbain Faure, Romance sans Paroles Op 17, No 3

무언가, 세개의 로망스 중 3번    백건우 /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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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랭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