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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27. 11:40

가을의 Solo들에게 일상 속에서/지나간 일상2014. 10. 27. 11:40

 

봄은 여자의 계절이고,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 한다.

화사한 봄날에 잠자리 날개같은 원색의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여자를 보면서 생동감을 느낀다.

반면 화창한 봄날에 빨간 빽바지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남자를 보면서 이렇게 말한다.

"아이구 저런 미친 놈을 봤나, 제 날라리 아니야?"

 

봄은 남자에게 어울리지 않다.

그러나 가을은 남자를 깊이 있게 한다.

낙엽을 몰아가는 바람이 시려 바바리 깃을 세우고, 깊은 한 숨으로 땅을 응시하는 남자.

이 장면을 보면서 세속에 찌는 여인네들은 "아이고 저 백수 뭐하는 기고...."라고 한다.

그러나 순수함이 남아 있는 여인네는 "와, 멋있다"

조금 더 낭만적인 여인네는 "쓸쓸해 보이는데 가서 '콱' 안아 주고 싶어"라고 할거다.

 

반면 모든 것이 추락하는 가을에 여자가 바바리 깃을 세우고 홀로 앉아있으면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한다.

"아이고 청승맞게 저 기지배 뭐하는 기고?", "제 바람맞았나 봐"

 

고독은 남자에게 어울리는 분위기이다.

그 고독이 초췌한 생활로 연결되지 않는 한 고독은 남자에게 매력의 옷을 덧입혀준다.

남자 시인들이 왕성한 시작 활동을 벌이는 때는 사랑할 때와 고독할 때라고 하지 않던가.

그러므로 외로운 남자들은 이 외로움을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고독을 창조적인 활동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난 애인 없는 불쌍한 남자야"라는 청승에 자기를 내 던지는 순간, 벼룩 서 말이 그의 삶에 우글거리게 될거다.

 

H. D. 도로우는 "나는 일찌기 고독만큼 사이좋은 친구를 찾아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고독을 친구로 사귈 줄 아는 남자가 진정한 남자다.

고독을 통해 사람의 귀함을 배우게 되고, 여성에 대한 사모함이 불타오르게 되기 때문이다.

 

"고독한 사람은 야수가 아니면 천사다."라는 말이 있다.

난 이 말이 참 좋다.

고독을 통해 야성미가 넘치는 요즘 말로 상남자가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고독은 '왕따'가 아니다.

유진 피터슨은 '고독'과 '외로움'을 이렇게 구분한다.

고독(solitude)은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혼자가 되는 것"이고. 외로움(loneliness)은 "타인에 의해 혼자가 되는 것"이라 하였다.

외로움은 한 마디로 '왕따'라는 말이다.

고딩, 중딩들의 파괴적 '왕따'로 착하고 순한 아이들이 따돌림의 지옥에서 산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그러나 난 왕따 당할 수밖에 없는 성격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모두 짝이 있다는 것. 이것이 고독을 고통으로 느끼게 하는 이유이다.

사실 혼자 사는 것이 뭐 그리 어려운 것인가?

하지만 동창 모임에 가면 모두 이쁜 애인을 데리고 와 자랑을 한다.

극장은 커플석 이벤트 벌이고 홀로 영화 보는 이를 외계인 보듯 한다.

이제 극장은 커플 동호회 무작위 모임터가 되었다.

애인없는 나를 바보 취급하고, 결혼 못할까봐 필요없는 염려까지 해준다.

모두 짝이 있으니 나도 짝이 있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우리로 애인 찾기에 혈안이 되게 하는 것이다.

 

모두 짝이 있는 구조가 짝을 찾는 우리의 노력에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은 얼마든지 자기 하나로도 충분히 살 수 있다. 하나로도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하나가 부족을 느낄 때, 또 하나의 완벽한 하나를 신은 보내주실 것이다.

 

가을의 Solo들이여.

청승과 강박감을 떨치라.

 

 

 

 

Ben / Michael Jac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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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랭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