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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3. 1. 07:33

피그말리온 음악에 부쳐/클래식 칼럼2013. 3. 1. 07:33

 

- painting by Jean-Leon Gerome -

 

여성을 혐오하여
평생 결혼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조각가 피그말리온.

어느 날, 그는 뛰어난 솜씨로
아름다운 처녀 조각상을 만들고
그 조각과 사랑에 빠진다.

아프로디테 제전이 다가오자
자신이 만든 조각과 같은 여인을
자신의 아내로 점지해 달라고
간곡하게 기도한다.

그의 진실한 사랑 앞에
아프로디테가 감동한 것일까?

피그말리온이
조각상의 입술에 키스를 하자 
신기하게도 그녀는 수줍은 미소를 띄며
진짜 사람으로 변했다.
그림 속에 포옹하고 있는 두 사람 뒷편을 보라!
아프로디테의 아들인 큐피드가
황금 화살을 겨누고 있지 않은가~
- 그리스 신화 
 

미국에 딘 마틴이라는 영화배우가 있었다. 유명한 작품 여러 편에 출연한 바 있는 명우名優이자 헐리우드에서 최장기간 활약한 배우로도 이름나 있다. 노래도 참 잘 불렀다. 기타를 치면서 노래부르는 모습이 영화팬들에게 참 인상적이다. 그가 부른 노래 중에 "You are nobody"라는 노래가 있다. 당신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퍽이나 철학적이다. 가사는 이렇다. "You are nobody till somebody loves you" 누군가가 당신을 사랑할 때 까지 당신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You are nobody till somebody cares you" 누군가가 당신을 돌보아줄 때까지 당신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You are nobody till you love somebody"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할 때 까지 당신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You are nobody till you care of somebody" 당신이 누군가를 돌보아줄 때 까지 당신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노래의 주제는 사랑이다. 사랑을 받지못하면 사람이 아니란 말이다. 받고있는 사랑을 몰라도 그는 아무 것도 아니며,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사랑할 때 까지 아무 것도 아니란 말이다. 사람은 사랑을 먹고산다. 밥을 먹고사는 것이 아니다. 사람된 존재가 사랑에 있음을 잊지말란 메세지가 노래 속에 담겨있다. 배가 고파서 괴로운가.. 아니다. 사랑이 없어서 괴로운 것. 헐벗어서 괴로운가.. 사랑이 믿기지 않아서 괴로운 것이다. 사랑을 하려고 하나 사랑의 대상이 없는 것 같고, 사랑을 해도 받아줄 사람이 없을 것 같아 외로워 하는 것. 사랑의 소통이 없음으로 괴로운 것. 그래서 이 세상 남자들은 누구나 다 갈라테아같은 사랑스런 여인을 꿈꾼다. 자신의 작품과 사랑을 나눈 피그말리온처럼

 

 

별같이 헤어져



남의 눈이 무서워 연애를 못한다.
이렇게 말한다면 그러면 그 연인에 대한 진정한 사랑의 감정이 아니라고 일언지하에 단정될 것이다.
그러나 서로 딴사람과 결혼한 사이이고 보면,

또 체면이나 명예를 얼마만치는 소중히 여기고 있는 처지고 보면,
이 일은 아직도 <남의 눈이 무서운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 연애지상주의자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 순애 정신 하나로써도 그 많은 사람의 선망의 적이 되고도 남는다.
그러나 말이 쉽지 그 순애 정신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행동으로까지는 쉽게 나타나지 않는데
범인의 슬픈 한계 같은 것이 있는가 보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의 반려말고 마음 속으로 더 좋은 반려를 가지고 있음직하다.
그러나 그저 마음 속으로 그리워하고 가졌다는 것뿐이지, 행동으로는 좀체로 갖지 않으려 한다.
이래서

인생은 슬픈 것인지 모른다.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면서 대하지 못하는 이 도덕적 죄책감! 또한 이 양심적 폐쇄감!
이런 것을 두고

나는 문득 <생이별>이란 말을 붙이고 싶다.
그저 만나는 것만이라도 족히 기쁨이 되고도 남으련만,
그 만나는 것을 피하고 같은 하늘 아래 헤어져서 살고 있는 것이다.

어떤 시인은 <별같이 헤어져선 못 살겠어요>하고 노래했지만

우리 주변에는 <별같이 헤어져> 아슬한 헤아림만 가질 뿐,

만나지 못하고 살고있는 것이 숱하게 많다.
이를 노예처럼 견디고 살자니

그 삶 자체는 얼마나 따분하겠으며 또 얼마나 슬프겠는가.

 

사실 이런 가식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어쩔 수 없이 따르기 때문에

인생은 슬픈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망각이라는 아름다운 병이 있는 사람은 다행이련만,

순정에 승勝한 사람은 자나깨나 벙어리 냉가슴으로 앓을 것이니

그게 어디 견딜 노릇이란 말인가.
거기다 이 생이별이 그대로 이어져서 무덤에 까지 갖고 가게되니,

이 세상엔 그 기약없는 헤어짐이 얼마나 차갑게 존재하고 있는가를 알 것이다.

박재삼의 에세이 "별같이 헤어져" 中에서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그대여 아는가 사랑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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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랭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