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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10. 09:34

Rainy Day 음악에 부쳐/클래식 칼럼2012. 7. 10. 09:34

 

Paris Street - Rainy Day / Gustave Caillebotte

 


 
장맛비가 내린다. 조그만 나뭇잎새로... 빗소리 들으면 떠 오르는 모습... 비와 관련된 노래가 새록새록 되살아나고... 내리는 비와 함께 여름은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풍요와 다산, 생명력을 상징하는 비(雨)는 땅을 일구며 살아가는 인간에게 너무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단군신화를 보면 환웅이 인간세계로 내려올 때 우사(雨師)를 대동했다는데... 이것은 일상생활에 있어서 비를 다스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 비오는 날 생각나는 노래들



비내리는 날이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뮤지컬 영화의 명배우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춤과 노래와 연기력을 고루 갖춘 진 켈리 주연의 걸작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 In The Rain) 미국 각본가협회의 최우수 작품상 수상에 빛나는 헐리웃 뮤지컬 영화의 본산 MGM이 내놓은 불후의 명작이다.  이런 날, 비를 연상케하는 노래가 있다면 Aprodite's ChildRain & Tears 이다. 그리스 출신의 3인조 남성 그룹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의 1970년 작품으로 사랑과 눈물의 함수관계를 잘 표현한 노래이다. 또 하나 8월의 크리스마스(Christmas In August) 라는 영화가 기억난다. 불치병으로 시한부 삶을 사는 사진사(한석규)와 주차 단속원 아가씨(심은하)와의 순수하고 안타까운 사랑을 그린 수작 멜러물. 비오는 날 두 남녀가 조그만 비닐우산을 함께 받쳐들고 데이트할 때 흘러나왔던 산울림의 "창문 너머 어렴풋이 옛생각이 나겠지요"

 

 

사랑은 비를 타고 (Singin' In The Rain) 


Aprodite's Child 의 Rain & Tears                        


8월의 크리스마스(Christmas In August) 중     

 

 

 

비란 무엇일까? 과학 시간에 배운 비의 정의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지름 0.2mm 이상의 물방울이 되어 지상에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크기가 0.2mm 라는 것은 이슬비(drizzle)의 가장 작은 크기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보다 더 작은 구름방울인 경우 150m 정도만 낙하해도 증발되어 빗방울이 될 수 없다고 한다. 물방울이 모여 비가 되고 다시 증발하여 구름으로 변하는 자연의 오묘한 조화는 이 땅을 만든 조물주의 놀라운 능력이 아닐까 싶다.

 

 

 


▒ 쇼팽의 녹턴(야상곡)

 

 

비오는 날 힐링이 되는 듣기좋은 피아노곡이 있다. 바로 쇼팽의 녹턴이다. 쇼팽은 흔히 야상곡이라고도 불리우는 녹턴이라는 피아노곡을 모두 21곡 작곡했는데, 보통 녹턴집에 수록된 것은 19곡뿐이다. 그는 이 음악 형식의 창시자로서 반생을 러시아에서 지낸 영국의 존 필드(John Field 1782 - 1837 )의 작품 형식을 답습하여 꿈을 꾸듯이 조용한 선율로 작곡하였다. 반주는 피아노페달의 효과를 살려 쇼팽의 독특한 섬세함과 서정성을 특성으로 하여 이를 극도로 예술화시켰다.

녹턴이란 본래 옛날 교회에서 밤의 기도서를 낭송하기 전에 행하는 기도의 노래였다. 녹턴은 고요한 밤의 정취를 노래한 서정시 곡이지만, 때로는 이 곡의 특징이 여성적인 섬세하고 부드러운 것과는 달리 용장하고 극적인 웅대한 작품도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감상적이고 무한한 우수가 잠재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은 주부가 중간부를 사이에 두고 재현되어 진행하는 세도막 형식으로 작곡된 작품이 많다.

 

 

 

 

쇼팽의 녹턴 8번은 녹턴 2번, 5번과 함께 쇼팽의 녹턴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아름답고 균형있는 론도풍의 형식. 쇼팽 최고의 매혹적인 선율, 가장 정교한 장식음, 마무리의 완벽함, 감미로움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연주에 있어서는 완벽한 테크닉이 요구되며, 그 정확한 표현에 있어서는 세련된 정취를 필요로 한다. 이 절묘한 곡은 fioritura 의 핵심이 된다.

이것은 달콤한 녹턴이다. 그러나 높은 발전된 기술을 요구한다. 교수 Niecks 는 이 황홀하게 만드는 작품의 힘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다. 이 달콤한 느낌은 우울함에 의해 살짝 벗겨진다. Lenox Berkeley는 "이 곡의 마지막 부분을 연구하는 것은 쇼팽의 피아노 곡을 쓰는 방식의 개성을 알아내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 라고 했다. 멜로디는 바이얼린의 연주와도 같으며 그러나 바이얼린 용으로 편곡하기에는 곡의 핵심적 요소를 파괴하게 된다. 이 곡은 오로지 피아노에 의해서만이 표현이 될 수 있다.

 

 

Nocturne No.8 in D flat minor, Op. 27, No. 2

Arthur Rubinstein, piano                    

 

 

 

 

 

▒ 음악으로 그려낸 수채화



음악에서 멜로디의 지속적인 반복은 사람들의 심경에 변화를 불러 일으키고 그러한 변화를 겪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카타르시스를 얻게 된다. 쇼팽 녹턴 2번은 가장 유명한 녹턴이라고 할 수 있다. 쇼팽의 모든 쇼팽의 걸작 중에서도 높은 위치를 차지한다. 이 곡은 너무나 흔하게 연주되어서 지금은 휴식이 필요하다. 심지어는 내 스마트폰 컬러링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이 곡이 연주되던 파리지앵들의 화려한 살롱의 분위기에 걸맞는 그러한 감성을 아직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야상곡은 말 그대로 밤의 기분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는 감미롭고도 차분한 음악이다. 쇼팽의 야상곡하면 바로 이 곡을 일컬을 만큼 가장 널리 사랑받고 연주되는 곡이다. 쇼팽이 20세 정도에 작곡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쇼팽의 야상곡을 대표할 만큼 많이 연주되고 애청되는 센티멘탈한 감미로움에 넘친 곡이다. 바이올린 독주곡으로 편곡이 되어 더욱 통속화됐다. "여자들만이 모여들 만한 경지"라고 일부 평론가들의 평은 비판적이기도 하다. 쇼팽의 야상곡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곡의 하나인 '제2번 E플랫 장조 작품 9의 2'는 서두에 나오는 아름다운 주제를 섬세한 장식음을 첨가하면서 변주해 가는 단순한 서법으로 씌어져 절정부분이 한층 효과적으로 살아 나고 있다. 그래서 쇼팽의 <전주곡>은 우리 삶의 궤적을 음악으로 그려낸 수채화 같다.

 

 

Nocturne No.2 in E flat, Op.9 No.2

Arthur Rubinstein, piano                    

 

 

 

녹턴 5번, 쇼팽의 녹턴 중에서 빼어난 곡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녹턴 2번과 함께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곡이다. 쇼팽의 녹턴 중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음악인들이 평가하고 있다. 전 곡을 통해서 청춘의 젊음과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호의로 가득 차 있다. 오늘은 비오는 우중충한 날이지만 음악과 한잔의 따끈한 커피와 함께라면 좀더 포근하고 운치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Nocturne No.5 in F sharp, Op.15 No.2

Arthur Rubinstein, piano                    

 

 

 

어젠 우연히 대학교 동기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난 평소에 사람 냄새나고 아름다웠던 나의 학창 시절에 비하면 그렇지 못한 지금의 아이들의 교육실정이 안타깝기만 했었다.

그래서 난 어제 이런 농담 아닌 농담을 했다.

"아이들을 모두 납치하면 어떨까? 아이들을 납치해서 데리고 여행을 떠나는거야"

웃기보다는 동조하는 친구들... 한 친구는 아마 그러면 곧장 납치프로그램 전문학원이 생길거라고 한다.

 

피곤했던 걸까..

어제 저녁,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잠이 들었다.

비오는 소리에 눈을 뜨니 그 친구가 옆에 앉아서 창 밖을 보고있다.

그 친구는 내가 잠에서 깬 것을 알곤 고개를 돌리지 않고 조용히 얘기하기 시작했다.

 

"신일아. 비가 또 와."

"아, 그래. 그런데 언제부터 왔지? 이젠 비가 그친 줄 알았는데.."

"나, 이제 내려야 해"

"내린다고?"

"그래. 그런데 비가 참 예쁘게 온다."

 

신호등의 붉은 빛이 빗방울에 산란 되고 있었다.

잠시 숨이 막힌다고 생각했고, 난 창문을 열어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이봐요, 손님. 여기서 어디로 가죠?"

"아, 네. 저 앞 골목으로 우회전 해주세요."

택시기사에게 대답하면서 문득 난 이미 그 친구가 내려버렸음을 알았다.

 

내가 깜빡 다시 조는 동안 내린 걸까... 분명히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결국 난 얘기하지 못했고 그는 내렸다.

저 앞 빗 속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겠지..

 

 

 

 

 

 

당신을 만날 때면 비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 이병하


당신을 만날 때면 비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우산쓰는 즐거움, 그 큰 바램을 이룰 수 있으니까요.
함께 빗물 위를 걷고, 나눌 이야기 마땅찮아 머뭇거림도 비가 가려줄 수 있어 좋으니까요.

당신을 만날 때면 비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빗 속을 거닐며 당신에게 향하는 발걸음 마냥 들떠도
우산 쓴 사람들 눈에 저 비치지 않아 쑥스러워하지도 않아도 되니까요.
혹시나 늦어 당신께 미안해도, 비 때문이겠거니 당신의 마음씀이 없어도 될테니까요.

당신을 만날 때면 비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당신을 기다리며 당신이 오지 않을까 마음졸이지 않고,
비 때문이겠거니 기쁘게 당신을 기다릴 수 있으니까요.
메뉴판에서 어떤 음료를 주문할까 고민하지 않고,
단숨에 커피를 주문할 수 있으니까요.

당신을 만날 때면 비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커피 향 당신과 저 사이에 흐르게 놓아두고,
서로 바라보는 얼굴 민망해지지 않아도 되니까요.
"비 생각하고 있구나" 하면 되니까요.

당신을 만날 때면 비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비에 얽힌 제 이야기, 그 품어 논 이야기 마음껏 풀 수 있고,
당신의 비 이야기 들을 수 있으니까요.
지난 사랑이야기도 샘내지 않고 주고 받을 수 있으니까요.

당신을 만날 때면 비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저 당당하지는 못하고, 탁하고 망가진 가슴이지만,
비가 오면 그로 말미암아 씻어내고, 수리하여 당신께 이르고,
당신께 마음 전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당신을 처음 만날 그 때,
비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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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랭크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