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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30. 10:20

오직 너 밖에 없어 일상 속에서/나의insight2012. 10. 30. 10:20

 

 

 

 

:그대의 손 내 손에 올려놓고
: 침묵한 채 내게로 몸 기대어 보아.
: 사랑하는 이여,
: 그대의 맑은 눈동자 내게로 향하게 하여
: 그대의 마음 속 깊은 곳 읽을 수 있게 해다오.

: 아! 사랑조차 마음 활짝 열어
: 그것을 고백할 수 없단 말인가!
: 사랑하는 사람들조차 진실로 속에 품은 말,
: 서로 표현해 낼 힘이 없단 말인가!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 중에서 
   

"이 세상엔 오직 너 밖에 없어"라고 말할만큼 사랑할 대상이 있을 때, 우리는 진정 행복해지는 걸까. 그럴 때 새롭게 눈이 뜨이고 세상이 보다 넓고 아름답게 보이게 될까. 여느 시인들 처럼 바람과 나무와 구름과 하늘이 은유적으로 보이게 될까. 정말 나의 마음이 넓게 열리고, 슬픔과 꿈과 인생을 느끼게 될까.

때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구름을 껴안듯이 포옹하며 한숨을 쉬듯이 외친다. "내 사랑. 난 너 밖에 없어"라고. 그 사람을 사랑하는 나의 감정을 조금이라도 더욱 감동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우리는 편지의 첫줄에 "사랑하는 .. 에게"라고 써 넣을지도 모른다.

내가 아니라 그 사람으로 인해서 세상을 다시 보게되고, 늘 보던 하늘과 나무와 구름이 새롭게 보이게 되는 시간들을 경험하며 사랑이라는 위대한 힘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어느날엔가 혼자 있을때, 어느날엔가 그 사람이 문득 멀게 느껴질 때, 우리는 사랑하기 전보다 더 깊은 외로움에 젖어드는지도 모르겠다. 분명히 난 사랑을 하고있고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도, 서로를 바라보고 그리워하며 행복한 만남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도, 알 수 없는 외로움에 젖어드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의사전달 수단은 과연 몇가지나 될까? 말, 글, 노래, 몸짓, 웃음과 눈물, 표정.. 생각해 보면 그다지 많지 않은 정해진 기호들을 가지고 우리는 우리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도록 훈련 받아왔다. 하지만 우리는 그 몇가지 되지않는 표현 방법 안에서도 그것들을 충분히 활용하여 자기표현을 하지않으며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랑이라는 위대한 감정을 만끽하는 순간에서조차 자제하고 참고 인내하며 또는 완급을 조절하고 조금씩 나의 감정을 꺼내어 리본을 매어 적절한 때에 그 사람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다.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이렇게 하면 잘 안될 수도 있어", 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내일까지 제출할 레포트를 작성하듯이 잘 짜여진 문장하나를 만들기 위하여 밤을 새우기도 한다.

우리가 사랑하면서 "오직 너 밖에 없어"라고 마음 속으로 외치는 순간에도 어쩔 수 없는 외로움에 쌓이는 이유는, 아마도 자기 감정에 솔직하지 않기 때문일거다. 사랑하면서 늘 외로운 사람들. 그 사람 앞에서 말도 못하고, 그 사람 앞에선 자기도 모르게 저절로 터져나오는 벙글거리는 웃음을 참고, 그 사람 앞에서 가슴의 눈물을 삼키고마는 사랑하는 시간에 더욱 외로운 사람들...

지금 내 옆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난 너 밖에 없어"라고 외칠 수 있을까. 마음 속에 있는 모든 나의 사랑하는 감정을 꺼내어 그 사람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사랑해"라고 외친 후 뜨거운 가슴으로 껴안을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름다운 시 한편을 적은 연서도 좋지만, 그 사람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뜨거운 가슴의 말 한 마디가 더 절실하지 않을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랑해"라고 마음속으로 깊게 외치게 되는 사람을 만난다. 그리고 어느날엔가 "사랑해"라고 말했던 일을 마음속으로 깊게 추억하게 되는 이별을 한다.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신 시인 정채봉선생은 말하기를... "돌과 나무.. 바람 그리고 구름, 그 어느 것도 너를 생각나게 하지않는 것이 이 세상엔 없더라"고 한 말. 그리고 비틀즈의 죤 레논은 그의 일본인 아내를 향해 이렇게 노래했었다.

Oh my love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
My eyes are wide open,
Oh my lover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
My eyes can see,

I see the wind,
Oh I see the trees,
Everything is clear in my heart,
I see the clouds,
Oh I see the sky,
Everything is clear in our world...

정채봉 선생도, 죤 레논도 이젠 우리 곁에 없는데 그들이 사랑했던 여인들은 지금 무슨 생각들을 할까?

 

 

Oh My Love /  John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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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랭크 안